종합병원 갔다옴
2달 전에 건강검진 때 폐 CT를 찍었는데
폐렴 소견이 보인다고 3차병원을 가라고 해서 갔다.
황당한 것이 아무런 증세도 없고, 또 건강검진 당시에 왜 폐CT를 자주 찍냐고
의사가 웃으며 말하다 갑자기 CT에 뭐가 나오니까 안색이 바뀐다.
담배를 한 15년 폈었고, 2년 전 쯤에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꿨었다.
대학 때도 담배 안폈었고, 군대가서도 휴전선에 배치 받고서야 피우기 시작했다.
(직업의 특성상 흡연자가 높은 편이긴 하고, 그나마 요즘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대부분 전자 담배로 바꾸는 분위기.)
폐CT를 굳이 건강검진 때 선택한 이유는 어쨋든 담배를 좀 10년 넘게 피웠고,
매매하다가 스트레스 받으면 좀 많이 태우긴 했었다.
또 가끔 가슴이 답답하거나, 밤에 지독한 기침을 할때가 있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작년에 찍었을 때 없던 뭔가 흐릿한 것이 두군데 보였다.
어쨋든 3차 병원 가서 의사가 건강검진 때 찍은 CT를 보더니 2달 뒤에 CT 또 찍고
보자고 했다.
2주 전에 2번째 CT를 찍고 어제 교수님 검진을 받았는데
양쪽 폐 상단이 아닌 한쪽 폐의 아래쪽, 옆쪽에만 염증 같은 것이 보여서
흡연에 의한 거로 보기는 그렇고. 건강검진 때 폐렴소견이 나왔으나 그걸로 보기에는
열도 없고, 특별한 증세도 없고 해서 아닌거 같다고.
2달전 CT와 비교해서 일단 영상의학과 선생님은 차이없다고 하셨으나 자기가 보기에는
좀 작아진 거 같긴 하다고.
어쨋든 명확한 원인과 증상을 몰라서 이럴때는 그냥 치료를 통해 건들지 말고
지켜봐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6개월 뒤에 CT 또 찍고 보자고 결론 내리셨다.
2달 전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건강검진에 이상소견 나와서 종합병원도 가고 하다보니
느낀바가 꽤 많다.
일단 건강관리를 잘해야한다는 뻔한 생각이 들었고.
담배든 전자담배든 이것이 원인인 것과는 증세가 다르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지만
어쨋든 좋은 거는 아니니 멀리해야 겠다는 것.
지금 금연 2달째인데 건강검진 결과 받고는 바로 그냥 다 버리게 되더라.
별다른 금단 현상은 없었고.
찾아보니 CT에 이상이 있어서 끊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폐암 환자 중에 50%는 끊지 못한다고도 하고. 얼마나 중독성이 높은지는
말안해도 될 거 같다.
종합병원에 갔다가 진료 기다리는 중에 머리카락이 없고, 휠체어에 앉아서
동화책을 보고 있는 어린 아이를 봤는데
그냥 병원이란 곳을 가게 되면 평상시 느끼지 못한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일상의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힘들지만
그냥 아프지 않고 아무 일 없는 것만 해도 얼마나 편안하고 근심이 없는 상태인건지
새삼 느꼈다.
6개월 뒤에 또 CT찍으러 오라고 해서 뭔가 말끔하게 정리된 거 같지는 않다.
하지만 2달전에 보다는 적응을 했는지 덜 신경 쓰인다.
한편으로는 건강검진으로 미리 찾아내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으로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건강하길...
(아까 꼬마야! 빨리 낫길 빌께~)
댓글
댓글 쓰기